대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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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으로 가는 길 - 선암사 승선교의 여름

우연 2015.07.11 20:52 조회 수 : 287 추천:1

사진을 처음 배울 때는 사진촬영보다는

여행하며 만나는 장소들, 그 장소가 주는 느낌과 의미를 생각하고 느껴보며 즐기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진에 골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러한 초심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사진적 성취에만 골몰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한 일입니다.


사진이란 것이 단지 우리가 만나는 사물들의 외형적 기록이 아닌

그 사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어진  우리의 경험이나 생각, 그리고 느낌들을 외형적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는 내면적 풍경들이라면

당연히 가슴 깊이 사물과 만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먼저인 것은 당연합니다.


표현할 그 무엇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서둘러 셔터를 누르게 되는 것은

아마도 사진의 외형적 성취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우리의 욕심 때문입니다.

그 욕심을 버리고 난 뒤에야만 오히려 사진을 통해 우리가 이야기해 줄 그 무엇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면서도

왜 그리 어리석게 사진찍기만을 서두르는지 참으로 그동안의 욕심들을 싸그리 버리고 싶은 것이 요즈음 저의 반성입니다.


선암사 입구 매표소에서부터 승선교를 지나 선암사에 이르는 숲 길은

마음의 욕심과 번뇌를 비워내며 버리기에 좋은 산책길 입니다.

작은 계곡을 따라 녹음이 우거진 호젓한 산 길을 걷다보면 집착과 서두르던 마음이 저도 모르게 살며시 사라집니다.

발걸음을 늦추고 천천히 걷는 숲길에서 모처럼 그동안 잊어왔던 초심(初心)과 만나고 옵니다.


5DM111266.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5:40:21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10.000 s (10/1)초감도(ISO)400조리개 값F/f/25.0조리개 최대개방F/24.999996711455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200.00 (200/1)mm사진 크기1024x682

<2015 선암사, 승선교 가는 길에 수령이 오래된 갈참나무들>


승선교 가는  길에는 수령이 오래된 갈참나무들이 많습니다.

마치 가부좌를 틀고 묵언수행하는 고승처럼 한 자리에 꿈쩍도 않고 저를 맞이해 줍니다.

때로는 호통소리로 번뇌와 무지를 질타하고, 때로는 자비로운 위로를 건데기도하고

또 때로는 그저 허허 웃기만 하기도 합니다.


마음을 비워야만 들려왔던 갈참나무 고승들의 독경소리를  지금은 잘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이렇게 사진적 성취가 없더라도 마음으로 만나는 풍경들에 대한 차분한 기록을 많이 남겼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 사진의 가장 큰 특징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자세히 느끼기도 전에 얼핏 사진거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수인사를 나눠야 할 자리를 그저 바쁘게 휙휙 지나가버리곤 합니다.

모처럼 가던 길을 멈추고 느리게 걷는 사진가만의 여유를 다시 찾아봅니다.

갈참나무의 세월과 녹음을 가슴 깊이 호흡해봅니다.

마음을 비우고 찍는 사진은 과하게 꾸밀 필요도 과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느낌과 색을 재현하면 그만입니다.

욕심을 비운 사진은 그래서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5DM111166.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09 18:21:18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3.200 s (32/10)초감도(ISO)50조리개 값F/f/18.0조리개 최대개방F/17.999999982005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50.00 (50/1)mm사진 크기1024x683

<2015 선암사 승선교와 강선루>


마음을 비우고 나니, 최적의 빛에 대한 욕심도 버리게 됩니다.

가장 안좋은 빛 조건 속에서 오히려 색다른  느낌의 승선교와 만납니다.

사진적 단점으로 생각되어지는 역광 빛번짐이 오히려 승선교의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고 있습니다.


사실 사진에서 최적의 빛이란 상대적인 것입니다.

좋은 빛은 주제에 적합한 빛이며, 사진가의 느낌을 충실하게 표현해 주는 빛입니다.

그 빛은 때로는 순광일수도 있고 역광일 수도 있으며, 넘쳐나는 빛일수도 있고 부족한 빛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가는 자신의 느낌에 따라 그 빛을 선택할 뿐입니다.

빛은 제각각의 특유의 분위기와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무엇이 좋다라는 고정관념은 금물입니다.

그래서 사진가는 다양한 빛을 경험하고 만나야 합니다.


5DM111293.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6:09:25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000 s (2/1)초감도(ISO)100조리개 값F/f/22.0조리개 최대개방F/21.999998190872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85.00 (85/1)mm사진 크기600x900

<2015, 선암사 승선교와 강선루, 주제의 반전>


신록과 여름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승선교가 주제가 아니라 강선루가 주제가 되도록 주제를 반전시켜 표현해 봅니다.

주제를 반전시키기 위해 원근을 바꾸고(압축으로 멀어보이는 강선루의 크기를 확대.) 승선교를 부분화된 프레임으로 축소시켜

주제의 반전을 확실시 합니다.


생각하고 있는 것, 표현하려고 하는 느낌과 생각이 확실해 지면 표현방법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게 됩니다..

다양한 구도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과 느낌이 있으면 사진의 다양성은 저절로 확보되게 되어 있는 것이 지요.

이것이 사진의 묘미이자 재미입니다.


일체유심조....


사진가의 마음과 생각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사진에 있어서 일체유심조는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사진에 관하여>의 저자 수전 손택은 '사진은 권력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물을 자기가 원하는대로 표현하는 즉,  피사체를 일정한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 사진가의 해석은 너무도 막강한 것이여서

참으로 권력적입니다.

권력은 남용되어서는 안되기에 그래서 권력에 대한 생각은 다시 사진 윤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진가의 피사체에 대한 해석은 피사체에 대한 인상조차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주제의 반전을 통해 승선교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남겨봅니다.


5DM111330.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6:33:11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000 s (2/1)초감도(ISO)200조리개 값F/f/22.0조리개 최대개방F/21.999998190872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24.00 (24/1)mm사진 크기1024x683

<2015, 계류와 승선교 , 피안으로 가는 길>


힘차게 흐르는 작은 소들과 계루를 따라 시선을 이동시키다 보면 저 멀리에 승선교가 보입니다.

물길따라 이어지는 그 길은 피안으로 가는 길처럼 아득합니다.


불교에서 모든 물길들은 도솔천의 상징과 은유를 지니고 있습니다.

번뇌가득한 속세에서 극락정토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 도솔천을 건너야만 합니다.

인적드문 산길에 이처럼 갖은 정성과 공을 들여 거칠고 딱딱한 화강암을 다듬어 아름다운 홍예다리를 만들어 놓은 것도

장엄하게 장식해야만 하는 '건넘의 의미'라는 은유와 상징을 중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승선교는 그렇게 피안으로 가는 길목에 아스라히 그리고  장엄하고 엄숙하게 놓여있습니다.


5DM111300.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6:20:54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000 s (2/1)초감도(ISO)200조리개 값F/f/22.0조리개 최대개방F/21.999998190872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50.00 (50/1)mm사진 크기600x900

<2015, 선암사 승선교와 물길>


물은 그저 편안하게 아래로 아래로 쉽게 흐르는듯 해도

수많은 돌들과 암석들 사이를 힘들게 힘들게 헤쳐나갑니다.

피안으로 이르는 저 다리를 건넌다는게

아니 깨달음은 고사하고 이 한 세상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조차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5DM111363.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6:49:36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000 s (2/1)초감도(ISO)100조리개 값F/f/22.0조리개 최대개방F/21.999998190872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50.00 (50/1)mm사진 크기1024x683

<2015 , 선암사 승선교와 또 다른 홍예다리>


힘겹게 다리 하나를 건너고 나면 다시 물길을 만나게 되고

또 다른 다리를 건너야만 합니다.


5DM111369.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10 06:53:08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000 s (2/1)초감도(ISO)200조리개 값F/f/22.0조리개 최대개방F/21.999998190872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85.00 (85/1)mm사진 크기1024x683

<2015 선암사, 승선교 ,암석과 격류를 강조함>


미끄러운 암반 사이로 무섭게 쏟아지는 격류를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용기를 내야합니다.

그렇게 도솔천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도달하려는 그 곳

꿈의 정토에 도달하게 될런지도 모릅니다.


5DM111191.jpg EXIF Viewer제조사Canon모델명Canon EOS 5D Mark II소프트웨어Adobe Photoshop CS6 (Windows)촬영일자2015:07:09 18:46:32만든이Photographer:SG.Lee노출시간 2.500 s (25/10)초감도(ISO)50조리개 값F/f/16.0조리개 최대개방F/16노출보정0.00 (0/1) EV촬영모드Reserved측광모드spot촛점거리24.00 (24/1)mm사진 크기1024x683

<2015 선암사 승선교, 빛을 찾아서>


그리하여 우리의 사진이 그 길고 어두운 여정을 헤쳐나가는 하나의 기록이며 동시에

비록 그 빛이 희미할 지라도 앞 길을 밝혀줄 수 있는 한줄기 등불이 될 수 있기를 꿈꿔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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