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곡성>
상황을 발견하고 느낌을 받아 촬영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초정도
그 짧은 시간에 사진이 완성된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사진이 너무 쉽게 완성된다는 점에서 사진에 예술성을 부여하기 싫어하는 견해들이 있다.
1초남짓한 시간에 의미와 주제와 형식에 대한 그 깊고 세밀한 계산들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냐는 것이다.
어찌보면 사진은 정말 너무 쉽다. 아니 너무 쉬운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미리 사진을 구상하고 계획하여 촬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그 본질적인 촬영은 1/125초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진가들은 찰라의 순간에 다가왔다가 사라지는 그 느낌들을 포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가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얼마나 많은 실패를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익혀가는가
사물들을 관찰하고 느끼고 다양하게 바라보고 접근하는 그 많은 훈련들...
사진은 결코 단 몇초만에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진은 우리의 삶처럼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자라나고 변화된다.
그렇게 우리 속에 씨앗처럼 숨어있다가 어느 순간 힘차게 내면을 뚫고 올라와 표면화되는 것이 아닌가
100m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10초가 걸리지 않지만, 우린 누구도 그 10초를 순간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 짧은 시간을 이루어내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던 메달리스트의 노력을 기억하듯, 찰나의 느낌을 만들어내고 순간을 기록해내는 작가의 노력과 사진의 예술성에 또 한번 감탄해봅니다.